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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경영

일상 - 잠이 오지 않는다. 운동과 시계의 역학관계

by 그리고고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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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새벽 4시. 오늘은 커피 때문인 것이 분명하다.

 

<운동>

퇴근하고 피티 받으며 운동한 지 어언 2주. 모든 약속 취소하고 주중엔 닭만 먹으며 운동하고, 주말엔 본업 말고, 돈 된다 싶은 일에 금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오늘은 물처럼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과했나 보다.

2주 만에 몸이 정상화되는 느낌인데 이렇게 전성기 시절로 다시 돌아가도 되나 싶은 정도다. 턱선이 드러나고, 이두와 삼두근이 제각기 부풀어져 어깨가 넓어졌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출근 때는 항상 촌각을 다투는데 요즘엔 점멸하는 초록 불에 횡단보도를 뛰어도 숨이 차지 않다. 도로를 지나는 포르쉐를 보면 나란히 달리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솟구치는 건 이성과 다르게 몸이 원하기 때문. 이길 수도 있겠다? 몇 년 전 세부에서 다이빙할 때 유유히 나를 추월하던 거북이가 떠올랐다. 지금의 허벅지와 어깨, 등 근육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2주간이나 운동했으니 말이다. ㅋ

중력을 거부하고 곧 하늘을 날듯한 몸무게에, 거울 앞에서도 주변과 경계색이 뚜렷해지는 배를 보면 '아. 샤갈의 뮤즈는 나?'라는 상념이 들 정도다.

 


<시계>

집에 선물로 받은 벽시계가 있다. 기념품치고는 그 색과 선이 고급스럽다. 원목의 테두리가 갈색 단단한 모양의 나이테를 살려 테를 잡고 흰색 바탕에 큼지막한 숫자 몇 개를 툭 던져놓았다. 묘하게 균형 잡힌 숫자들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나타내야 할 모양을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었다. 째깍째깍 흐르는 두껍고 짧은 시침과 그 모양을 죽 늘려놓은 듯한 분침, 그 둘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여 가늘게 야윈 초침은 제 할 일이 바쁜지 돌아가지 않고 한 뱡향만으로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상단에 큼지막하게 업체의 로고가 금색으로 유일하게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제법 알만한 회사임에도 하단에 박혀있는 그 회사의 브랜드명은 조그맣기 그지없어 언밸런스한 매력과 겸손함을 느꼈다.

시계는 오래된 시골 역 같은 우리 집 벽지에 걸려있어 무료하지만 잘 스며들어 우리와 제법 잘 어울렸다.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시간이 안 맞는다는 것뿐. 참 예쁜데 언제인지도 모를 며칠이 지나면 5분 정도 느리게 가고 있다는 것. 그것뿐이다. 
시간이 맞지 않는 예쁜 시계가 된 기분이다.

운동하다 보니 체력이 좋아지긴 했는데 체력과 내가 숙면할 수 있는 시간의 잠은 별개인 모양이다. 적절한 시간을 현명하게 나눠 썼다고 생각했는데, 기존 버리지 못한 루틴과 운동을 병행하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음료처럼 마시고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 것으로 나는 추정하고 있다.

 

리즈의 몸이 될지, 돈 되는 일을 줄일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가 보다. 스케줄을 정리하려고 많은 걸 던지고 버리며 비웠는데 더 채워야 할 양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가 보다. 뭘 더 던지고, 버리고, 비워야 할까. 그만 대충 옆으로 치우고 깊은 잠에 빠져들고 싶다. 통상 12시만 되면 마법에 든 것처럼 베개에 머리 대고 10초 만에 잠이 들던 '잠의 요정'이 요즘엔 자꾸 이 시간에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되고 집중하여 상념을 잊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차라리 일정 시간을 투입하더라도 피드백은 그것을 상회하므로 깊은 잠을 위한 글쓰기는 오래된 나의 습관 중 하나이다.

 

3개월 목표 잡고 내 배에도 왕을 한번 모시고 싶었을 뿐이다. 닭만 먹는 인고의 시간은 쓸데없이 바쁜 직장인이 즐겨야 할 최소한의 즐거움조차 앗아갔다. 내 예쁜 혀 위의 무수히 많은 돌기와 쏟아지는 맛있는 모든 것으로 쉴 새 없이 움직였던 나의 숭고한 위는 최근 제대로 된 음식 한 번 씹고 뜯지 못해 아쉬워하는 중이다.

뭐가 먼저고, 뭐가 행복일까.

새벽 4시에 인고에 대한 철학적 고뇌를 하고 있다니. 뇌가 회전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은가 보다. 왕을 모셔야 할 내 둥그렇고 탐스러운 배는 연신 꼬르륵 소릴 내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10초간 고민하니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3개월의 기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 이와 같은 고행에 동의했던 게 며칠 전 나였다. 그런 나에게 굳이 미안한 마음으로 작심 며칠이니 따위 현재의 내가 어기는 것은 미래와 과거의 나에게 너무 미안할 짓이다.

그래도 좀만 더 버텨보자 ㅋㅋㅋ 오늘만 참아보자. 오늘만 참아보자. 이거 100번만 매일같이 되뇌고 조금씩 익숙해져 보자. 졸려주겠는데 또 이딴 생각 중이다. 크크크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이나 올 것이지. 크크크

 


<오늘 일 끝나고 잠깐 들른 반포 한강공원.>

예쁜 한강에 비친 아파트를 보며 '하나에 30억?' 이딴 생각 했다. 달 보고 별 보고 꽃 보고 '너희는 참 나를 닮았구나'라던 감성 돋던 나는 어디 간 게냐. 베개에 머리를 뉘면 일체가 되어 뒹굴던 나는 어디 간 게냐.

글 쓰니까 마음이 편안하다. 다시 잠을 청해야겠다. 3시간은 더 잘 수 있다는 긍정으로 다시 시작해 보자. 내일 월요일인데 아놬ㅋㅋㅋㅋ 다시 안 긍정적으로 된다. 그냥 자자. 졸립니다.


<투기 과열 지역도 해제와 함께 조정지역도 해제된다고 한다>

수도권에서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곳은 ▶경기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시다. 지방에서는 ▶부산 해운대∙수영∙동래∙남∙연제∙서∙동∙영도∙부산진∙금정∙북∙강서∙사상∙사하구 ▶대구 수성구 ▶광주 동∙서∙남∙북∙광산구 ▶대전동∙중∙서∙유성∙대덕구 ▶울산중∙남구 ▶청주 ▶천안 동남∙서북 ▶논산 ▶공주 ▶전주 완산∙덕진 ▶포항 남 ▶창원 성산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에서 60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난 곳은 인천 연수구∙남동구∙서구와 세종시다. 투기과열지구는 43곳에서 39곳으로 줄어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지역은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도 자유로워지거나 소폭 완화된 규정을 적용받는다. 주택을 취득한 시점에 조정대상지역에 있던 주택은 해당 주택의 보유 기간이 2년 이상이고, 그 보유 기간에 2년 이상을 거주해야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난 지역에 위치한 주택을 새로 취득하면 2년의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해당 주택을 양도할 때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앗싸. 갑자기 기분 좋다.


#시계 #운동 #아아 #아이스아메리카노 #잠들고 싶다 #잠 좀 자자 #글쓰기 #묘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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